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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able 6

Message from the Past (feat. Christian Hayward)

반짝이는 별, 아름다운 밤하늘, 소년은 그 어느때보다 밝게 빛나고 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철부지 꼬맹이였던 네가, 아직 내가 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던 네가, 저렇게 당당하게 서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아직은 닿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그저 진심을 담아, 또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어 줄 뿐이다. 그리고 소년이 떠난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미 별들이 우리를 향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너를 응원하고 또 응원해. 표현이 서툰 나라서 미안해. 부디 너의 하루에서는 나를 있는 힘껏 안아주었으면 좋겠어. 나의 응원이 너의 동기가 되고, 너의 회상이 나의 행복이 되리라 믿고, 너에게 이 편지를 보내. 네가 세상..

Softable 2024.01.28

Coma (feat. Jui)

나 자신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여전히 거울 속 나는 위화감이 들었다. 나의 몸은 거울에 투명하게 비쳐 보이지만, 나의 마음엔 검은 노이즈만 가득할 뿐이었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하늘을 그렸다. 나의 앞길을 막던 나의 삶이 사라지고, 나는 날아올랐다. 그렇게 나와 나, 우리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코마 상태로 삶을 여행한다. 그 길목에 더 이상 거울은 필요치 않았다. 네가 무엇인지를 기억해 내. 유한한 삶 속 영원한 순간들을 떠올려. 그 기억을 가지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 넘어지고 다치고, 너의 존재가 통째로 부정당해도, 그 기억들과 함께라면 너는 나아갈 수 있어. 아니 나아갈 거야. 그것이 내가 정한 미래이고 나니까. 전곡인 Mirror에서 열심히 자아에 대한 탐색을 떠들어댔다. 나..

Softable 2024.01.10

Mirror (feat. Sofuu)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황무지. 달리고 달려도 출구는 보이지 않고, 땅에 박힌 거울 속 "나"들이 나를 응시하고만 있다. 한참을 거울은 무시한 채 달리다가 깨달았다. 애당초 출구는 없었다는 사실을. 거울에 손을 대고 우리는 드디어 시야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바라본 세상의 틈새에서, 쏟아지는 별빛이 우리를 삼켰다. 언제나 자신에게 되물어봐. 나는 누구지? 난 뭘 하고 싶지? 질문에 대한 답은 중요하지 않아. 그렇게 자꾸만 나를 알아가려고 해 보는 거야.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야. 나는 그냥 나고, 나와 나 사이에는 어떤 규칙도 개념도 벽도 없어. 눈을 감은 채로 이 무아의 공간에 머물러 보는 거야. 원래는 밝은 분위기의 곡만 쓰지만, 6개월에 한 번 꼴로 이런 어두운 분위기의 ..

Softable 2023.07.11

Sunrise

새벽이 무르익고, 서서히 해가 떠오른다. 어젯밤 내가 그린 고양이가 내 옆에 앉아주었고, 나는 고양이와 함께 건물 옥상에 위태롭게 앉아 경치를 구경 중이다.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본다. "야옹아, 난 높은 곳이 무서워. 그렇지만 이 아찔한 높이보다 무서운 건, 내가 떨어져도 태양은 언제나 떠오를 거란 사실이야. 그래서 나는 일어서야만 해. 내가 죽어도 내가 살아있을 수 있게, 나라는 하찮은 존재를 세상에 새기고 싶어." 고양이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미소와 함께 갸르릉 거릴 뿐이다. 늘 갈망해야 해. 1차원적인 만족과 쾌락에서 벗어나. 성공에서 오는 짜릿함도, 실패에서 오는 절망감도,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이뤄온 것이라면, 너는 여기서 멈출 이유가 없어. 웅크린 채로 짜고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Softable 2023.06.12

Graffiti

아무도 없는 거리의 나는, 가지각색의 스프레이를 꺼내 들고 벽에 그래피티 아트를 그리기 시작한다. 미래의 고양이, 번쩍번쩍 빛이 나는 광선총,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려넣는다. 많은 이들에겐 그저 낙서일 뿐이지만, 낙서조차도 하나의 예술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규칙을 어겨도 괜찮아. 네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고, 그 면들이 너의 삶의 일부가 될 때, 너의 등엔 아름다운 흰 날개가 자라날 거야. 지금도 너를 빛나게 해주는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을 보며, 너의 감정을 마음에 담아 벽에 그려봐. 2022년 1월이 되었을 때 정한 나의 음악의 방향성은 이러했다. 장르에도 실적에도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해보자. 거기서 안맞는 것을 걸러내고, 더..

Softable 2023.06.09

Neon Shot

늦은 밤 어느 한 골목, 가는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거리의 가게들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네온사인의 불빛만이 나를 환하게 비추어준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거리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 모두가 더 나은 미래의 나를 희망한다.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계획하고, 오랫동안 준비한다. 과연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은 뭘까? 이 불빛이 나를 그 생각으로 이끈다. 그렇게 그 불빛에 매료되어 나는 다시 상상의 도화지를 꺼낸다. 21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발매하기 시작하고, 첫 앨범의 주제는 나의 현재, 두 번째 앨범의 주제는 나의 과거였다. 그렇게 두 앨범을 다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과거도 현재도 모두 미래를 바라보며 일어..

Softable 202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