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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able

Neon Shot

Softable 2023. 5. 29. 10:48
늦은 밤 어느 한 골목, 가는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거리의 가게들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네온사인의 불빛만이 나를 환하게 비추어준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거리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

모두가 더 나은 미래의 나를 희망한다.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계획하고, 오랫동안 준비한다. 과연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은 뭘까? 이 불빛이 나를 그 생각으로 이끈다. 그렇게 그 불빛에 매료되어 나는 다시 상상의 도화지를 꺼낸다.

 

21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발매하기 시작하고, 첫 앨범의 주제는 나의 현재, 두 번째 앨범의 주제는 나의 과거였다. 그렇게 두 앨범을 다 쓰고 나니,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과거도 현재도 모두 미래를 바라보며 일어설 수 있었는데, 결국 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에도 과거를 현재를 보며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이 곡의 주제가 되었고, 다음 발매될 앨범의 주제가 되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22년 여름이었다. 홍대 어딘가에서 친구들과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진탕 마신 날, 새벽임에도 끊임없이 시끄러운 거리엔, 가게마다 네온사인이 하나씩 붙어있었다. 그렇게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가득한 거리를 고개를 들어 보았을 때, 참 이쁘다고 생각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도 수많은 인파도 다 사라진 것만 같았고, 그 불빛을 따라 걸어갔던 것 같다.

 

10년, 5년, 아니 1년 후에라도, 미래의 나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가치관의 변화는 없을까?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좋은 곡을 썼을까? 지금의 내가 바라는, 발전하고 나아가고 도전하는 삶을 그때도 살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빛번짐 속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내가 해야할 일은 뭘까? 미래에도, 미래의 미래에도, 내가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편지를 쓰기로 했다. 미래의 나에게. 마치 타임캡슐처럼, 힘들도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열어볼 수 있도록. 사실 나의 모든 곡들이 편지가 되어주었지만, 이번엔 조금 더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비단 나의 미래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미래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다.

 

Neon Shot

Softable · Song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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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아트를 맡아주신 Hasabuya님에게 언제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어두운 거리지만 전혀 어둡지 않은, 오히려 밝다고 느낄 수 있는 거리, 내가 떠올릴 나의 미래를 잘 표현해 주신 것 같다. 사실 후에 나올 다섯 곡 전부 Hasabuya님이 작업해주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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