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2일차 - 오사카성 오사카역
따로 여행 카테고리를 만들까 하다가, 1일 차 글 보고서 이딴게..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일상 카테고리에 적기로 했다..
오늘은 어딜 갈까나! 오늘은 숙소인 신이마미아에서 북쪽으로 나가 그 근처 있는 것들을 하기로 정했다.
오전 오사카 성
오후 이름 머더라 카페거리
저녁 대관람차 그리고 하늘정원 야경
우리들은 이정도면 준수한 계획이라 생각했다
스커트 팬츠를 입은 오늘의 착장.. 오사카 역에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알았다면 입지 않았을 것이다.
... 그래도 입었을 것 같긴 하다
아무튼 밥을 먹으러 오사카 성을 가다가 도톤보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또 밥집을 서성거리며 소울 푸드를 찾아다녔다.
생선 정식을 파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 집이다.. 이 집이여.. 세명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했긴.. 했는데..
자리가 협소해 보였다. 들어가서 "어.. 자리 있나요" 를 어떻게 물어야 할지 셋 모두 우물쭈물하고 있었고, 다른 집을 가자는 결론이 나왔다.
한 바퀴를 빙 돌아도 이 집만큼 가고 싶은 느낌이 없었고, 결국 생선 집으로 돌진하기에 이른다.
들어가서 그나마 일본어를 어느 정도 아는 친구가 입을 열려는 순간, 가게 앞에서 우물쭈물했던 것이 의미 없게 종업원 분께서 손가락으로 세명이냐는 사인을 하고 대충 2층으로 올라가라는 신호를 주셨다.
좌석은 세 테이블이지만 손님은 우리 뿐이었고, 너무 아늑해서 밥을 먹기도 전에 마음이 편해지는 분위기였다.
연어 정식을 시켰고, 한국돈 4500원정도 나왔다
드디어 처음으로 일본 밥을 먹는 느낌이 났다! 아침으로 먹기에 참 가벼우며 맛있었다.
낫토도 처음 먹어봤는데, 휙휙 젓고 얍얍 먹으면 된다고 했다.
한 입 먹자 얇은 실이 자꾸만 내 살을 툭툭 쳤고, 길 가다가 거미줄이 걸린 기분아 자꾸 들어 오묘했다.
짱구에선 그렇게 맛있게 비벼 먹던데 기대했던 것보단 실망이었다.
먹고 도톤보리를 마저 구경했고, 오후에 오사카 성을 가기로 했다. 확실히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볼 것도 많고 외국인도 많고 우리나라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빠칭코가 참 많았다. 슬롯머신에 로망이 있어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눈에 초점이 없고 모니터 속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게임 중인 사람들 눈빛을 보라는 친구의 말에 뒤돌게 되었다.
또 먹었지만 진짜 맛있더라 초코가 와일드바디처럼 얇게 콕콕 박혀있어 식감도 좋고 민트의 맛도 확실하지만 과하지 않았다.
뭐 이왕 왔는데 이 아저씨는 봐야하지 않나.. 싶어서 왔지만 너무 유명한 아조씨라 재미는 없었다. 저녁에 다시 와서 야경으로 보자고 했다. 그동안 어떻게 하면 저걸 배경으로 참신하게 사진을 찍을지 고민을 하자 다짐했다. 그리고 도톤보리 다시 안 갔다.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의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했다.
일본어 하루종일 듣고 하니 자신감 좀 뿜뿜 해서 이 정도면 주문할 수 있겠는데? 싶어서, 파파고로 "아이스로 되나요?"라고 친 후에 발음 외우고 바로 말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에?"
였다. 바로 자신감 급 하락하고 옆에서 주문을 대신 해줬다.. 혼자는 절대 여행 못 다니겠다..
아무튼 간단한 오전 일정을 마치고, 바로 오사카 성으로 이동했다.
성으로 가는 길이 한적하고 참 좋았다. 셋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지라 도톤보리보다 여기가 더 인상 깊었다.
옆에 거북이들 헤엄치는 거 구경하고.. 사진 찍고, 바람을 느끼는 것이 유명 관광지 속 인파 사이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백번 좋았다.
파파고로 번역하니 동물 유기 금지 표지판인 듯하다
나쁜 넘들
20분을 걸었더니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오사카 성이 아주 큰 호수로 크게 둘러싸여 있다 보니 가는 길이 좋았지만 꽤 멀었다.
참 높더라. 근데 난 이게 끝인 줄 알았다. 그냥 우와~ 하고 집 가는 건 줄 알았는데 여기는 뒷모습이더라
성의 앞모습엔 엄청난 인파가 펼쳐지고 있었다
성 안까지 들어갈 수가 있더라, 6천 원에 줄도 서가며 입장해 봤다. 그래도 함 구경 해야지.
들어가서는 사진촬영이 금지였다. 일본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이 여러 층 있고 꼭대기가 전망대인데,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힘들고 지쳤다. 외국인에 현장학습 온 아이들에 끼어 이리저리 치였다.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는 좁고 철창이 있어 전혀 기분 좋은 공간이 아니었다.
에잉 별로!! 차라리 성을 오는 과정에 있던 한적한 호수공원이 더 좋았다.
빠르게 탈출을 하고, 다시 외곽에 있는 공원 위주로 구경을 시작했다. 신사도 보고
요고 요고 돈 넣고 딩 댕 하는 것도 보고
그래도 날이 참 좋아서 다행이다. 선선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최고였다!
와 근데 입구를 헤맨 탓에 너무 많이 걸어서 발이 죽여달라 소리를 지르고 있는 듯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이번엔 느낌보단 맛집을 찾아가고 싶었다.
근처 맛있는 규카츠집 두 곳을 발견했고, 바로 이동에 나섰지만.. 도착해보니 두곳 모두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쉬는 시간이 참 길더라..
결국 대관람차 근처인 오사카역으로 이동을 해 규카츠를 먹기로 했다. 리뷰에는 언제 가도 웨이팅이 20팀 이상 한다는 소리밖에 없었지만 갈 수밖에 없었다..
오사카역 도착, 주말 점심 홍대입구역 9번 출구가 따로 없었다. 빨리 밥을 먹으러 도망쳐야 했다….
규카츠!!! 때깔 넘 좋다 다행히 웨이팅도 없었다.
고기는 늘 옳아서 항상 맛있다 느끼지만 와사비가 참말로 맛있었다. 매운데 적당하고 맛있게 매운.. 듬뿍 올려 먹어도 매우 맛있는 그런 친구였다.
음식이 나오고 종업원 누님께서 우리에게 무언가 물어보셨다. 우리는 당연히 띠용..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치마 드릴까요?” 라 하셔서 너무 놀랐다. 그냥 저 대사만 외웠거니 했는데 “드시는 방법은 아시나요? 요건 무슨 소스..” 너무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시는데 나보다 딕션이 좋으셨다.
규카츠 먹은 곳이 백화점이라 구경 또 구경~
참 개그스러운 것들이 많다… 웃겨 정말
사실 이 외에도 엄청 많이 있는데.. 귀엽거나 웃긴 것 외엔 찍질 않아서 보여줄 것이 없다.. 흑흑 아직 블로거가 되기엔 멀었나 보다
다들 피곤해해 일정을 마무리할까 하다가 대관람차로 이동을 했다.
길을 잃었다~
딴딴따 따란따
어딜 가야 할까
대관람차가 왜 안보일까.. 그 큰 놈이 어디로 사라질 리가 없는데..
건물 사이에 가려져 보이지 않은 듯했다. 이 정도 사고는 일상이니 가볍게 이겨내고 건물로 들어갔다.
대관람차는 8층이었고, 8층에 나오니 뽑기들이 쫙 깔려있었다.
이건 못 참지
뽑기 좀 하고 가기로 하고 구경하던 차에, 옆에서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일본인 커플이 피규어를 뽑은 걸 보고 우리도 도전하기로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뽑기는 간단하고 영악한 놈이었다. 단순히 저 원숭이를 떨어지게 만들면 연결된 줄이 풀리며 뽑게 되는 건데..
머리에는 자석 같은 것이 있는지.. 그냥 무거운 무언가가 있는지 저자식은 아까운 상태로 한참을 있었다.
자리를 비우면 직원이 와 금방 원상복귀를 해놓기에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끝장을 보자
뭐 뻔한 엔딩이다
사실 뽑기에 성공한 그분들도 직원이 아니었을까?
아니 잠깐 근데 우리 이거 하러 온 거 아니잖아.
대관람차는 어디 있지.. 또 대관람차는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대관람차는 7층이었고, 또 역경의 시간을 걸었다. 그냥 숙소로 가자는 의견도 다시 나왔다…
타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난 높은 곳을 심하게 무서워하긴 한다.
어라라..
한번 대구에서 대관람차를 탄 적이 있는데,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 더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다행하게도 여긴 그렇진 않았다.
무섭지만 적응 됐..나 싶어 밖을 보면 또 무서워서 고개가 내려갔다.
그래도 참 이쁘더라, 서울이랑은 다른 느낌이었다
그야 외국이니까 다르겠지만
내려오니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고, 우리는 마법의 멘트를 또 꺼내고 말았다
이제 머함?
공중정원을 가기엔 넘 이르고, 밥을 먹기엔 배가 꺼지지 않았고, 돈키호테나 또 구경하러 갔다
봐도 봐도 귀여운 것들 투성이다
산리오만 더덕더덕 찍어서 산리오 매장으로 오해할 것 같다..
저녁으론 술과 함께 꼬치를 먹기로 했다. 이곳도 웨이팅이 장난 아니라던데 비성수기에 와서 그런지 생각보단 한적했다.
난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고르는 재미가 참 좋은데, 다양한 메뉴들 사이에서 음식을 고르고 있자면 벌써 온 메뉴를 다 먹은 것만 같다.
꼬치는 참 맛있었다. 허니 머스터드인 줄 알고 듬뿍 찍은 소스가 매운 겨자인 것을 알았을 때만 빼고..
공중정원.. 꼭 가야 하나..?
숙소 가서 맥주나 한 캔 하자.. 우리는 더 이상 걸을 용기가 없었다. (나는 그 높은 곳을 또 갈 용기도 없었다)
퉁퉁이와 비실이가 놀고 있을 것만 같은 놀이터에 고양이 서너 마리가 놀고 있었다. 다들 통통하고 목걸이가 있는 걸 보니 사랑받고 자랐나 보다 아이 귀여워
오늘도 군것질 파티다
어제 남은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올리고..
저 도라에몽 스틱 같은 거.. 포장지만 다르지 맛은 같을 줄 알았는데 각각 다른 맛이더라. 재밌는 차카니를 먹는 느낌이었다.
호로요이도 맛이 다양해서 정말 좋았다. 특히 저 키위맛이 참 취향이더라. 감성 따위 없는 더러운 테이블..
비록 젓가락은 없지만 수저를 두 조각으로 부러뜨려 어떻게든 해결하는 이 컵라면이 우리의 여행 체계를 함축적으로 담은 것만 같다.
근데 그냥 안 부러트리고 수저로 먹었으면 더 낫지 않았나 싶지만 이미 부서진 것을 어쩌나.. 그것 또한 여행의 묘미 아닐까?
내일은 유니버셜을 간다
야호